■ 국내 스타트업 잇단 진출
아이도트, 현지병원 5곳과 협업
메디인테크, 내시경 사업 논의
“아프리카 등 진출때 근거 활용”
자궁경부암 진단 AI 기업 아이도트가 검진 시스템 ‘써비레이 AI’ 온디바이스 버전을 차량에 탑재한 채 고비사막 등 몽골 현지 곳곳을 다니며 검진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제공=아이도트
국내 의료 인공지능(AI) 스타트업들이 몽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열악한 의료·통신 인프라와 높은 암·심뇌혈관질환 발병률 등으로 인해 실증 사례를 쌓기 적합한 데다 올해 한·몽골 정부가 의료 협력을 강화하며 공공 의료시장 진출에 탄력이 붙은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AI 뇌혈관질환 예측 기업 탈로스는 몽골 제3국립중앙병원과 자사 솔루션 ‘안리스크’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 안리스크는 일반 건강검진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별도 뇌혈관 영상검사 없이 뇌동맥류 발생 위험도를 예측하는 솔루션이다. 지난해 5월 몽골 MG병원과 독점 공급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현지 고객사를 늘려 환자 데이터를 추가 확보한다는 취지다. 탈로스 측은 “11월에 울란바토르의 또다른 국제병원 한 곳과도 첫 미팅을 가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자궁경부암 진단 AI 기업 아이도트도 현지 실증을 확대하고 있다. 아이도트는 최근 ‘2026 강원 AI 헬스케어 글로벌 혁신특구 기업육성 지원사업’ 선정을 계기로 몽골 국공립·민간병원 5곳 이상과 함께 AI 자궁경부암 검진 시스템 ‘써비레이 AI’의 온디바이스 버전을 실증하고 있다. 온디바이스 버전은 인터넷 연결이 어려운 초원·사막 등에서도 휴대용 기기로 자궁경부 영상을 분석해 의심 병변을 분류할 수 있다. 정재훈 아이도트 대표는 “타 기관과의 추가적인 MOU 체결 논의 및 사업 기회 모색을 위해 다음달 직접 몽골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AI 내시경 기업 메디인테크도 올해 6월 출시한 전동식 내시경 ‘인티온 에스’의 현지 사용 사례를 확보하는 한편 현지 대리점 등과 추가 사업을 논의하고 있다.
몽골 시장의 매력이 커진 배경에는 넓은 국토에 비해 부족한 의료 인프라와 높은 암·심뇌혈관질환 부담이 있다. 국제암연구소(IARC)와 세계심장연맹(WHF)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몽골의 인구 10만 명당 심혈관질환·암 사망률은 각각 312명, 171명으로 세계 평균의 약 1.5~2배에 달한다. 이에 점유율 경쟁이 치열해진 국내 시장 대신 해외 진출 기회를 찾던 의료 AI 스타트업들에게 동남아를 잇는 해외 실증 거점으로 떠오른 것이다. 정 대표는 “몽골은 극한 환경에서 검증된 실사용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시장이기에 중남미·아프리카 등 다른 의료취약 국가로 진출시 직접적인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 한·몽골 정부가 AI·바이오·의료 부문 협력을 강화하며 업계에서는 몽골 공공 의료시장 진출 문턱이 더욱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7월 보건복지부는 15년 만에 보건의료 협력 양해각서(MOU)를 개정하며 암·심뇌혈관질환 관리와 AI 기반 디지털 헬스케어를 협력 분야로 명시했다. 양국은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활용한 몽골 제2국립암센터 건립 사업의 타당성조사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 대표는 “민간 기업 차원에서 추진하던 몽골 진출에 정부 간 협력이라는 제도적 기반이 생겼다”며 “국공립병원 도입과 국가 검진사업 연계 등을 논의할 때 출발점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김나연 탈로스 최고운영책임자(COO) 역시 “정부 간 협력체계가 현지 병원과 보건당국의 신뢰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공동연구와 실증 등 후속 사업에 적극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경제 / 2026-10-22 / 장형임 기자


